캐나다 출산기 (3)
출산 당일, 지금 당장이라도 병원으로 뛰어가고 싶다!
지난 글 캐나다 출산기 1 & 2를 통해 캐나다에서 임신 중 거치는 절차와 팁들을 공유했다. 임신 중 해야 할 검사와 준비는 모두 끝났다. 이제 남은 건 출산과 우리 아이를 만나고 보살피는 일만 남았다.
*마지막 달에 미리 준비해야 할 것
1.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필요한 모든 것들, Hospital bag
이 가방 안에는 출산 후 필요한 아기 옷가지, 수유용품, 산모에게 필요한 산후용품과 옷가지 등 짧게는 1박, 길게는 3~4박 정도에 필요한 모든 것 을 준비해 넣는다. 진통이 오기 시작하면 정신이 혼미해 필요한 것들을 챙겨나갈 정신이 없다. 미리미리 준비해 두어야 한다.
2.Birth Plan
산통이 시작되면 정신이 없고, 출산하는 날 산모의 담당의가 근무 중일지 아닐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떤 방식으로 출산을 원하는지 미리 담당의와 이야기해도 별 소용이 없다. Birth plan에는 산모가 원하는 방식의 출산에 대한 디테일이 간략하게 글로 또는 아이콘으로 설명되어 있다. Pinterest에서 쉽게 다운받아 본인의 버전으로 작성할 수 있으니 참고하도록 한다. 주의할 점은 너무 상세하고 길게 작성하지 않을 것! 병원에 근무하는 모든 스텝은 바쁘고 신속하게 움직인다. 한눈에 들어올 만큼 간단명료하게, 한 페이지를 넘지 않도록 한다. 입원 수속 후 병실로 옮겨지면 그때 담당 간호사에게 Birth plan을 전하고, 최대한 따라주길 다시 한번 부탁한다.
드디어 그날이 왔다!
1. 병원으로 출발할 때란?
초산이라면 더욱 구분하기 힘든 가진통과 진진통, 그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면 행여 출산이 임박하다 여겨 병원을 찾았다 집에 다시 돌아오는 일이 발생하기 일쑤다. 병원을 갈까 생각 중이라면 진통 주기를 측정해주는 앱을 받아 진통 주기를 체크 후 결정하기 바란다. 캐나다 산부인과에서는 평균적으로 진통이 5분~7분 주기로 반복될 경우 출산이 임박한 것이니 출산 지정 종합병원으로 이동하길 권장한다. 물론 이외에도 출산이 임박한 사인은 여러 가지나, 대부분 캐나다 종합병원은 자궁이 3-4cm 이상 열려야 입원 수속을 해준다. 그보다 일찍 가면 입원이 안 될 뿐 아니라 집으로 다시 돌아가 기다리는 일이 다반사이다.
2. 병원마다 과정이 다르지만, 대부분은 도착하면 가장 먼저 Triage로 향한다. 이곳에서 산모와 태아의 상태를 점검하고 그사이 보호자는 입원 절차를 밟는다. 모르는 게 있을 때는 무조건 간호사들에게 물어본다.
3. 만약 무통 주사를 맞기로 이미 결정한 상태라면 이때 간호사에게 알린다. 마취과 의사의 수가 병원마다 다르다. 말한다고 곧장 무통 주사를 놓아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미리 말해 놓지 않아 시간을 놓치고, 무통 주사 없이 출산하는 경우를 여러 번 보았다. 마취과 의사의 수에 대해 지정병원 투어를 할 때 미리 알아보는 것이 좋다.
4. 여기서 잠깐! 무통 주사에 관한 팁!
- 트라우마 센터가 있는 병원은, 산부인과가 아니라 트라우마 센터의 환자가 마취과의 우선순위를 차지한다. 이름있는 큰 종합병원들은 트라우마 센터가 있는 곳이 많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 밤에는 낮보다 병원에 근무 중인 마취과 의사의 수가 더 적어 무통 주사를 원할 경우 on-call 의사가 오기를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 대부분의 종합병원은 아침 일찍 (8 am-9 am) 수술을 예약해 놓아 만약 마취과 의사가 수술실로 들어가 있는 경우, 무통을 원하는 산모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물론 진통과 출산시기가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지만, 무통을 생각하고 있다면 참고할 만한 사항이다.
5. 입원실
병원에 따라 다르지만 어떤 병원은 Delivery room에서 출산과 회복 (1박 입원)을 모두 하는 곳이 있고, 또 어떤 병원은 Delivery room에서는 출산을, 다시 입원실을 옮겨 회복하는 곳이 있으니 참고하도록 한다. 출산 지정병원을 투어 할 때 미리 이러한 점들을 알아 놓는 게 출산 당일 날 당황하지 않는 방법이다.
6. 기다림의 시간
Triage에서 delivery room으로 옮겨진 후에는 계속해서 진통 주기와 태아의 심장박동수를 체크한다. 무통 주사를 맞았다면 지금이 산모에게 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다. 진통으로 몇 시간 또는 며칠 내내 긴장과 고통을 거듭한 후의 무통 주사는 산통을 겪어본 엄마들의 말을 빌려 ‘천국’이라고 하지 않던가! 이 기다리는 시간 중에는 대부분 의사보다 간호사 얼굴을 더 자주 본다. 간호사가 진통 주기와 자궁의 열림 정도를 계속 체크하는데 진통 주기가 2분 이하, 또는 자궁이 10cm 열리면 출산의 시작이다.
7. 이제 시작이다!
고요하던 입원실에 의사의 큐가 떨어지면 갑자기 몇 명이나 되는 스텝들이 우르르 들어와 출산 준비를 순식간에 마친다. 이제부터는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산모 간의 호흡이 중요하다. 고행의 시간 지나고 드디어 아이를 만나는 순간이 온다. 캐나다에서는 출산 직후 아기와 엄마의 Skin-to-skin을 아주 중요히 생각한다. 내 아이를 처음 품에 안는 그 순간은 정말 값진 경험이다. 출산한 입원실에서 아이와 산모의 후처치가 끝나면 아이는 엄마와 함께 입원실에 있다. 대부분 캐내다 병원은 모자동 실이다.
8. 출산 당일 밤
입원해 있는 산모에게는 가장 힘들지만 심장 뛰는 밤이 아닐까? 고통이 있다면 참지 말고 간호사를 호출하고 상태를 이야기한다. 필요한 약 또는 필요한 보급품 또한 간호사가 지급해 준다.
9. 출산 후 나오는 입원식
한국 친구들에게 사진을 보내주니 한참을 웃었다. All-you-can-eat의 메뉴판 처럼 생긴 리스트 중 산모가 원하는 무엇이든 골라 먹을 수 있지만, 미역국을 예상한 한국인 산모라면 메뉴를 보고 놀랄지도 모를 일이다.
10. 아이의 Health card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병원에서 아이의 Health card 를 정부에 직접 신청한다. 이 서류작성에는 아이의 이름이 꼭 필요하므로 아이의 이름을 아직 짓지 않았다면 지금이 기회이다. 이때 이 서류를 해결하지 못하면 후에 다시 일 처리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11. 퇴원하는 날
여러 명의 전문의가 드나들며 아이와 산모의 건강 체크를 한다. 퇴원해도 좋을지를 확인하고 기록하기 위한 과정이다. 아기의 첫 목욕도 대부분 간호사가 시켜준다. 이때, 의사와 간호사들에게 질문이 있다면 하고, 산모에게 필요한 약처방전등을 꼼꼼히 챙기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없으면 퇴원할 수 없는 한 가지 준비물! 바로 신생아용 카시트가 되겠다. 캐나다가 적용하는 카시트 안전기준이 미국의 그것보다 까다롭다. 신생아와 영·유아들은 무조건 카시트에 착석해야 하며 캐나다에서 안전승인한 카시트, 그리고 유효기간이 지나지 않은 카시트 여야만 한다. 간호사가 이를 점검하고 이 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퇴원이 불가능하다.
12. 퇴원 후
모유 수유 카운슬링, 신생아의 황달의 여부 등으로 첫 한두 달은 병원에 자주 들를 예정이다. 이제 잠 부족과 더불어 새로운 삶의 방식에 적응하는 일만 남았다. 부모들이여,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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