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업계 이야기(1) - 골프장에서 일하면 골프가 무료?

무료골프 사실인가

남들은 오피스에서 모니터만 쳐다보며 일할 때 푸른 잔디에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일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오늘의 오피스는 이곳(#officeoftheday)’이란 제목으로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는 친구들을 볼 때면, 부럽기도 하고 꿀밤 한대 크게 놓아주고 싶을 때가 많다.

골프라는 스포츠에 열정이 활활 타올라 일 끝나고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2시간째 열심히 땅 파고 있는 골퍼들, 회사 화장실에서 몰래 스윙 연습하다가 동료가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본 경험이 있는 골퍼들, 주말에 비 오는 지 맨날 체크하는 골퍼들, 이번엔 어떤 골프용품이 나왔는지 확인하는 골퍼들. 위의 내용 중 하나라도 해당이 된다면 당신은 골프장에서 일하는 상상을 한 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글쓴이도 그 중 한 명이었다. 글쓴이는 하던 일을 그만두고 지난 7년 동안 골프 업계에서 일했다. 백 샵(Bag Shop, 정식 명칭은 Outside Services)부터 프로샵, 용품을 관리하는 ‘상품기획자 (Merchandiser)’, 멤버십과 골프 토너먼트 관리까지 단계별로 다양한 경험을 했다. 주니어 골퍼를 관리해봤고, 매년 올랜도에서 열리는 PGA 쇼 (PGA Merchandise Show)에 직접 가봤으며, GTA AM Tour라는 아마추어 골프 대회에도 참가하고 있다.

 

무료골프(3).png

골프 너무 좋아요 (그래도 이러면 안됨)

 

위의 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골퍼가 꿈꾸고 궁금해하는 ‘골프업계에서 일하기’에 대해 시리즈로 연재하고자 한다. 첫 번째 글은 ‘무료 골프’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골프라는 헤어나올 수 없는 늪에 빠져서 매일 골프 라운드를 하고 싶은 골퍼들이 많다. 골프 라운드 비용은 비싼데 직원은 무료로 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과연 사실일까.

무료골프(2).png

매일매일 골프 라운드가 무료라면

 

1. ‘무료 골프’ 사실인가.

사실이다. 직원들은 골프장에서 무료로 라운드가 가능하다. 하지만 골프장마다 방침이 다르기 때문에 매니저에게 ‘무료 골프’ 방침에 대해 자세히 물어보길 추천한다.

 

2. 골프장에서 일만 하면 역할에 상관없이 ‘무료 골프’ 가능한가.

역할과 근무 시간에 따라 ‘무료 골프’가 가능하다. 대부분 근무 시간이 긴 직원의 때에만 무료이고, 나머지는 소액의 그린피를 내야 한다. 예를 들어 일주일에 두 번 정도 근무하는 파트타임 직원의 경우, 무료 골프의 가능성은 희박하다. 5-6일 내내 일하는 프로샵(Pro shop/Golf Shop) 혹은 잔디를 관리하는 부서(Turf Department)에서 일한다면 ‘무료 골프’가 가능하다.

 

3. 언제든지 티타임을 잡을 수 있나.

직원은 멤버가 아니기 때문에 프로샵에 가서 내 맘대로 티타임을 잡을 수 없다. 원칙적으로 직원이 속한 부서의 매니저에게 언제 몇 시에 라운드를 하고 싶은지 물어보면, 본인의 매니저가 골프부서 헤드 프로에게 여쭈어보고 확인을 받는다. 골프 업계는 신뢰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이 순서를 지키지 않을 경우 본인 부서 매니저에게 안 좋은 인상을 주게 된다.

티타임 시간의 경우 바쁘지 않은 시간인 월요일/화요일 오전, 혹은 주중/주말 늦은 오후(6시 이후)에 라운드할 수 있다. 프로샵에서 일하는 직원이라면 헤드 프로와 직접 일하고 티타임을 관리할 수 있기에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라운드가 가능하다. 그 외 다른 부서에서 일하는 직원이라면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무료 라운드 할 수 있는 것이 현실적이다.

 

4. 동반자도 같이 라운드 할 수 있나.

가능하다. 직원 친구 할인가가 적용될 수 있다. 헤드 프로 혹은 프로샵 직원과 친하다면 조금 더 면제받을 수도 있겠지만, 원칙적으로는 할인된 그린피를 내면 된다. 유의할 점은 할인까지 받은 동반자들이 에티켓과 매너를 지키지 않는다면, 그 책임은 직원에게 돌아간다. 편의를 봐준 만큼 직원은 자신의 동반자들 행동에 책임지어야 한다.

 

5. 샤워 시설과 레스토랑 이용해도 되나.

사용할 수는 있지만 가급적이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명심할 점은 직원은 멤버가 아니라는 것이다.

 

무료골프(1).png

골프장 클럽하우스가 내 집이라면

 

글쓴이는 처음 골프장에서 일했을 때, 연습과 골프 라운드를 무료로 할 수 있다는 것에 들떠있었다. 하지만 첫 몇 주 동안은 일을 배우고 눈치 보느라 골프채를 잡을 수조차 없었던 것이 현실. 일이 조금씩 익숙해지고 천천히 연습과 무료 라운드를 하면서 느낀 점은 ‘손님일 때가 최고’라는 점이었다. 눈치 보며 겨우 잡은 티타임, 라운드를 나가다 멤버를 만나면 늘 먼저 칠 수 있게 양보해야 했다. 그뿐이랴, 멤버가 같이 라운드하자고 하면 나만의 골프를 즐긴다기보다 ‘접대 골프’인 경우가 많았다. 이외에도 가장 힘든 점은 ‘피로’였다. 새벽부터 일하러 나가서 일 끝나고 라운드를 하려고 하면 이미 녹초가 되어있었다. 4-5시간의 라운드가 끝나면 벌써 하루가 다 갔는데, 내일 아침 새벽 5시에 또 일어나야 한다. 첫 몇 주는 즐거워서 참고했는데, 그다음부터는 일 끝나면 무료 골프고 나발이고 집에 빨리 가서 쉬고 싶다. 결국, ‘손님’으로 골프 라운드 할 때가 훨씬 더 즐겁고 몸과 마음이 편하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다.

 

골프 선수가 되고자 하는 연습생들, 골프 업계를 평생직장으로 생각하는 분들이라면 ‘무료 골프’는 너무나 좋은 혜택이다. 하지만 그저 골프가 좋고 무료 골프가 하고 싶은 분들은 무료 골프를 위해 희생해야 하는 많은 이 부분들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티고 #토론토고 #토론토골프 #골프업계 #골프장 #무료골프 #티타임 #동반자 #손님이최고 #세상에공짜는없다 #tgo #torontogo #torontogolf #golfindustry #golfcourses #officeoftheday #betterbecustomers #customerisque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