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타리오 온라인 수업, 그 첫째주를 마친 후

온타리오 온라인 수업, 카오스인가 최선인가

온타리오에서는 지난 1~2주 동안 개학을 한 학교가 대부분일 것이다. 각 지역과 교육청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은 첫 1~2주 동안 격일로 나눠 학년 또는 학급마다 등교를 시도해 보기도 하고, 또 글쓴이와 같이 아이와 함께 온라인 수업을 해 본 가정도 있을 것이다. 앞으로 다가올 주간에는 조금 더 정상적인 수업을 하게 될 것이라는 계획인 듯한데 아이들의 학교생활이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해진다. 오늘 글에서는 글쓴이가 직접 체험한 4살 Junior Kindergarten 아이와 함께한 온라인 수업 첫 주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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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과 동시에 이미 여러 학교에서 학생, 교사, 스텝 등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고 있어 많은 이들의 걱정을 사고 있다. 학교별 코로나 확진자 수와 현황을 온타리오 정부에서 추적하고 있는데 이것은 https://www.ontario.ca/page/covid-19-cases-schools-and-child-care-centres 에서 상세하게 알아볼 수 있다.

이번 개학에 생애 처음으로 학교에 갈 생각에 들떠 있던 만 4살 아이는 걱정 많은 부모의 결정으로 온라인 수업을 택하게 되었다. 만 4살은 캐나다 온타리오 기준에서 JK 에 입학 할 수 있으며, JK는 온타리오 주민이라면 누구든 받을 수 있는 공교육의 시작이다. 지난 첫 주 시작 전 학교 또는 교육청 등에서 수업 계획 또는 시간표 등에 대해 알려주겠거니 하고 기다리던 글쓴이는 개학 첫날인 월요일까지도 아무 연락을 받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

우선 글쓴이가 속해 있는 교육청에서는 온라인 수업을 하기로 한 학생들을 따로 관리, 수업할 Virtual School을 개설했다. 그리고 이를 전담할 교장, 교사 등으로 학교를 꾸렸는데 신청 마감 직후 전체 학생 인원이 약 3,000명 정도였고 그로부터 일주일 정도가 지난 개학 직전에는 4,000명으로 늘었다. 그사이에 신청 마감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약 1,000여 명이 늘었다는 소식에 여전히 많은 가정이 혼란 속에 개학을 맞이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기에 개학이, 또 매일의 수업이 어떻게 진행되며, 담임 선생님은 누구인지 등 그 어떠한 사전 정보도 알 수 없었다. 학교 측도, 학생 측도 정해진 개학 시작에 맞춰 준비하기엔 벅찼다. 학부모, 교사 미팅은 학교 개학 이틀 후 공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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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은 구글 플랫폼을 이용한 구글 Class, 구글 Meet 등을 기반으로 시작이 되었다. 담임 선생님 2명 총 반 학생 29명으로 직접 등교했을 때와 비슷한 형태이다. 아침 8:30분에 시작하여 2:30분에 하교하는 일정인데 아이들이 어리다 보니 집중력이 짧다는 것을 고려한 것인지 대부분 15~30분 라이브 수업 그리고 30분 – 1시간 오프라인 수업을 반복하는 하루의 스케줄이었다. 여기서 오프라인 수업이라는 것은 구글 Class에 교사가 공지해 놓은 숙제 또는 액티비티를 오프라인 시간 동안 부모와 함께 하는 것을 말한다. 다시 라이브시간이 되면 학교 종이 컴퓨터를 통해 울리고 아이들은 다시 컴퓨터 앞으로 와 조금 전 한 액티비티들을 선생님과 반 친구들 앞에서 발표하고 나눈다. 라이브 중에는 또 율동하거나 노래를 부르는 등 아이들이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시간도 있다.

우선 놀랐던 점은 예상 밖으로 담임 교사 두 분이 모두 온라인 수업과 실제 학교에서 수업을 병행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선생님은 학교에서 이미 한 학급을 담당하고 수업을 진행하며 또 온라인 클래스도 진행한다. 동시에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과 오프라인 클래스를 한자리에서 번갈아 가며 진행한다고 보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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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렇게 Virtual school을 통해 수업하기로 한 학생들은 원래 등원해야 하는 학교와는 전혀 관련 없이 여러 학교 학생들을 한 데 모아 그중 학년별로 학급이 나눠진다. 여기서 학부로서 걱정되는 부분은 10월, 11월이 되어 학교로 등교를 전환할 경우, 온라인 수업을 받던 학생들이 소외당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부분이다. 이미 등교하는 원래 학교의 급우들과는 온라인 수업을 하는 기간은 일절 교류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개학 첫 주는 컴퓨터 작동이 서투른 아이들이 마우스를 사용해 커서를 움직이고, 클릭해 마이크 폰과 카메라를 스크린에서 껐다 켰다 하는 연습에 중점을 두었다. 읽는 독자들은 당황스럽겠지만 현실은 이 연습만으로도 벅찼다. 이 아이들은 아마 생애 첨 컴퓨터 조작이 아니겠는가? 요즘 태블릿 PC 등 아이들이 많이 사용한다고 하지만 컴퓨터와는 또 다른 문제이다. 결과적으로 부모가 온종일 아이 곁에서 함께 자리하지 않아도 아이가 혼자 컴퓨터를 통해 선생님과 친구들 소리를 듣고 보고 또 본인이 소통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첫주의 궁극적인 목표였다. 개인적인 소견이지만 이 목표를 이루려면 아직 한참은 지나야 할 듯하다. 한마디로 적어도 당분간은 온라인 수업을 하는 내내 성인 한 명은 붙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또 다른 어려움 중 하나는 한 스크린에 약 20~30명의 상자 속 사람들이 보이는 이 상황이 아이에겐 혼란스러워 보인다. 소리는 들리지만 말하는 사람이 누군지, 선생님이 어떤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지 잘 소통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Zoom 미팅과 달리 말하는 사람의 스크린들이 시청자들에게 자동으로 메인으로 보이지 않는다. 매뉴얼로 매번 Pin을 클릭해야 하는데 4살 아이에겐 벅차다.

다른 모든 것 중 가장 안타까웠던 점은 주어진 15-30분 안에 모든 아이가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무언가 보여주고 소통하고 싶어 하는데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열심히 손들었는데도 본인 이름이 불리지 않으니 여러 아이가 의기소침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와중에 감사한 점은 담임교사 두 분 모두 이 온라인 수업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데스크톱이나 랩톱 컴퓨터가 아닌 태블릿 PC를 수업에 사용하는 가정들이 구글 Class 플랫폼을 사용하는데 기계적 어려움이 계속해서 나와 혼란이 있었는데 이를 해결하거나 담당자에게 전하는 일 또한 교사 몫이었다. 아이들의 매일 수업을 계획하고 이 새로운 온라인 환경에 아이들이 잘 따라 올 수 있도록 꾸준히 기다려주고 또 실제로 함께할 수 없음에 슬퍼하는 아이들의 위로 또한 교사들의 몫이었다. 아이들이 최대한 지루하지 않게 스크린 넘어서지만 열심히 아이들 상태를 파악하려 애쓰는 교사들의 모습도 여러 번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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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작 후 급 온라인 수업을 하게 된 지난봄, 여름에 너무 하는 것 없이 지나간 수업으로 항의하는 목소리들이 커서 글쓴이 또한 내심 걱정하고 있었는데 우선 그 걱정은 놓아도 될 듯하다. 다만 지금 몸이 열 개여도 모자랄 것 같은 선생님들이 안쓰러워 보이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다. 또 스크린 너머로 보이는 아이들이 우리 어른들보다 더 이 상황이 빨리 적응해 나가고 있는 듯하여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이 가득하다.

개학 한지 불과 며칠 만에 코로나 확진자들이 늘고 있어 온타리오주에서 이번 주말부터 모임에 제한을 두기 시작했다. 우리 아이들에게 하루라도 빨리 일상을 돌려주기 위해서는 조금 더 분발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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