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월드시리즈 리뷰
빛바랜 대활약과 대환장 파티의 연속
지난 화요일 Los Angeles Dodgers가 Tampa Bay Rays를 3-1로 꺾고 1988년 이후 처음으로 왕좌에 올랐다. 지난 10여 년 동안 내셔널리그 (National League) 서부지구의 강자로 군림하였으나 포스트시즌에서는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 한을 드디어 올해 풀 게 되었다. 또한 NBA에서는 Los Angeles Lakers도 함께 우승하며 LA는 겹경사를 맞게 되었다. 시리즈가 끝난 만큼 다시 명장면 몇 가지를 뽑아 되돌아보기로 하자.
1) 빛바랜 Randy Arozarena의 눈부신 활약
지난겨울 Rays는 구단 내 최고의 유망주를 보내며 St. Louis Cardinals로부터 Jose Martinez와 Randy Arozarena를 받아왔다. 쿠바 출신인 Arozarena는 2016년 Cardinals와 국제 자유계약 선수로 계약을 한 후 2019년 고작 19경기만 뛴 선수였다. 트레이드 당시 Jose Martinez가 더 주목을 받으며 외야 한 자리와 1루를 번갈아 가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많은 사람이 예상을 했었다. 하지만 시즌 중 Martinez는 방출을 당했지만 Arozarena는 포스트시즌 내내 Rays 타선을 이끌어갔다. 루키 (신인) 선수로서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 최다 총 루타 그리고 모든 선수를 통틀어 포스트시즌 최다 홈런 (10개) 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 내내 빈타에 허덕이던 Rays의 타선을 혼자 이끌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대단한 포스트시즌을 보냈다.
Arozarena 포스트시즌 하이라이트
2) 시소 매치가 된 4차전
위에 보이는 스크린 캡처는 4차전의 점수표이다. 보이는 것처럼, 5회 이후 양 팀이 계속해서 점수를 주고받으며 흥미진진한 경기를 치렀다. 백문이 불여일견 일단 경기 주요 장면을 보자.
마지막 9회에서 끝내기 안타를 친 선수는 Brett Philips라는 선수이다. 8회에 출루한 최지만 선수를 대신해 대주자로 나갔는데, 9회에 타선이 돌아와서 타격하게 되었다. 그 타석이 월드 시리즈 유일한 타석이었으며, 제4의 외야수 그리고 대주자로 이용하기 위해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였다. 역시 이래서 야구는 아무도 모른다고 하는 것 같다. 최지만 선수가 교체되지 않고 9회 말 결승 타점을 올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겠지만, Philips 같은 의외의 영웅이 나타나는 것 또한 스포츠의 묘미라 하겠다.
또한 외야에서 공을 더듬은 Chris Taylor, 오는 송구를 제대로 포구하지 못한 Will Smith 포수, 그리고 적시타를 맞은 후 충격에 빠져 홈 플레이트 뒤로 백업 플레이하는 것을 잊은 Kenley Jansen 같은 훌륭한 조연이 있었다. 결승 주자였던 3루를 돌던 주자가 (공교롭게도 Arozarena) 넘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쉽게(?) 홈에 들어오게 되었다. Dodgers 팬들이 봤을 때는 이 대환장 파티에 목덜미를 잡고 쓰러질 법했다.
Full 9회 영상. 마지막 장면은 14분 21초부터.
3) COVID로 시작해 COVID로 끝난 2020
오히려 더 큰 대환장 파티가 기다리고 있었으니… 그 주인공은 Justin Turner이다. 6차전 전 10월 26일 Dodgers팀 전체가 COVID-19 테스트를 받았다. 그리고 6차전 경기 2이닝이 진행되고 있었을 때, Turner의 결과가 도착했는데 샘플이 채취가 제대로 되지 않아 결과가 불분명하게 나왔다고 한다. 이에 MLB 사무국은 당일 아침 연구실로 보냈던 Turner의 테스트를 빨리 진행해 달라고 연락을 했고, 7회에 확진 판정을 통보받았다. 이에 8회에 Dodgers는 Turner를 교체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후에 다시 필드에 나와 함께 축제를 즐기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Turner와 그의 아내. 처음에는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이후 마스크를 벗었다.
게다가 아내와 키스하는 장면 또한 카메라에 찍히면서 전방위적인 비난을 받게 되었다. 그의 심정은 백번 이해가 간다. 지난 수년간 함께 해온 동료들과 우승의 순간을 즐기고 싶은 마음을 누가 모르겠는가? 그리고 그와 함께하며 전혀 개의치 않는 동료들의 모습 또한 그 순간 누가 Turner에게 오지 말라고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시리즈가 6차전에서 끝났으니 망정이지 만약 7차전 까지 시리즈가 흘러갔다면 어떤 대책이 있었는지 또한 궁금해 진다.
만일 그가 호텔 방에서 셀카를 찍으며 자가격리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이 순간에도 COVID-19와 맞서 싸우며 노력하는 사람들과 지켜보고 있는 수많은 팬들에게 더 큰 귀감이 되었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사랑하는 사람들의 장례조차 제대로 치르지 못하며, 인생에서 가장 축복 받아야 할 결혼식마저 기약 없이 미루고 있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Turner의 행동이 얼마나 이기적이며 손가락질 받아야 할 행동임을 알 것이다. 그를 무조건 두둔하는 많은 팬을 보니
미국이 COVID-19을 상대로 왜 이리 고전하고 있는지 십분 이해가 된다.
이제 야구가 끝나고 다시 긴 겨울이 오는 것이 느껴진다.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내년 여름에는 야구장에서 팬들의 응원 소리를 들을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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