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웠던 한 해를 마무리 하는 와인

힘든 한 해에 위로가 되기를 기원하는 와인 추천

코비드-19로 인한 전세계적인 재앙으로 많은 이들이 고생을 하고 있는 이 참에도 시간은 어김없이 흘러 연말에 다다르었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아마도 모든 이들이 가장 크게 슬퍼했던 사실은 사회적인 자유를 빼앗긴 무기력감과 원치 않는 구속에 의한 답답함 이었을 것이다. 이런 어려운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하는 이 시점에서 연말에 위로가 될만한 와인을 몇가지 추천해 보고자 한다.

 

추천되는 와인은 평소에는 쉽게 사기 힘들 수 있는, 조금 고가이지만, 바디감이 높고, 구조가 탄탄하여 안정적인 느낌을 주는 동시에 우아하면서 부드러운 스타일들의 와인들로, 와인으로부터 따뜻함을 느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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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링어 스페셜 퀴베 논-빈티지 샴페인

Bollinger Special Cuvee Non-Vintage Champagne

 

개인적으로 참으로 좋아하는 샴페인 하우스로, 볼링어는 007 샴페인으로 유명하다. 골든 애플, 레몬, 리쉬, 사워도 식빵, 벌꿀과 오렌지 필 등 다채로운 아로마를 자랑하면서도, 적절히 익은 산도와 마이크로 버블에서 오는 산뜻함이 밸런스를 무엇인가를 선명하게 그려낸다. 파워풀하면서도, 핀셋으로 정확히 집는 것 같은 섬세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정말이지 (피어스 브로스넌이 연기했던 그 시절의) 007을 연상케한다. 담백한 생선회나, 초밥 오마카세, 심지어는 따뜻한 전골이나 국물요리도 무리 없이 페어링 가능할 만큼 융통성이 좋으므로, 연말 건배에 적극 추천한다.

 

가격:91달러95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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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룩 논-빈티지 167번째 에디션 샴페인

Krug Non-Vintage 167th edition Champagne

 

위의 샴페인 보다 한단계도 아니고 두단계를 뛰어넘어 아주 리치하고 고급스런 건배를 하고 싶다면, 무엇보다도 크룩을 추천한다. 위의 볼링어가 젠틀한 007이라면, 이 쪽은 명실상부 퀸, 여왕이다. 올해 시장에 나와있는 크룩의 논-빈티지는 167번째 에디션으로 (보통 샴페인 하우스들은 필요에 따라 쥬스의 블렌딩 구성을 바꾸며, 크룩은 해가 지남에 따라 에디션으로 표기한다.), 일반적인 과실향도 대단한 편이지만, 보통 코를 갖다대면, 오랜 오크 숙성에 의한 폭발적인 크리미함이 인상적이다. 그 덕에 아몬드, 브로이쉬 번, 카페라떼 같이 일반적으로 스파클링 와인에서 떠올리기 힘든 아로마, 그리고 엄청난 바디감을 자랑한다. 마치 부드러운 거품이 흐르는 코냑을 마시는 느낌이 들정도로 대단한 응집감과 깊이를 엿볼 수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연어나 돼지고기 같이 무거운 단백질 음식에도 페어링이 좋으며, 사실 그냥 와인만 마셔도 풍만한 만족감이 전혀 손색이 없다. 개인적으로는 버터 소스의 게살찜과 함께 즐기거나, 가볍게 캐비아만 곁들이는 것을 추천한다.

 

가격: 333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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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레노스 나파 밸리 카베르네 쇼비뇽

Silenus Napa Valley Cabernet Sauvignon

 

실레노스라는 이름은 와인의 신 디오니소스의 동반자로서 그리스 신화에 그 모습을 드러내는 반인반수인데, 언제나 술에 취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 명성에 걸 맞게 실레노스의 카베르네 쇼비뇽은 마시면서 입을 떼기가 힘들 정도로 매혹적이다. 블랙베리와 라스베리의 풍미가 입안에서 넘쳐흐르며, 뒤에서는 달콤한 담배향과 커피향이 비강을 간지럽힌다. 엷은 로즈마리향도 머금은 이 와인은 첫 인상은 좀 터프하지만, 안은 한없이 부드러운 외유내강형이다. 무엇보다 피니쉬가 길어서, 그 부드러운 여운이 오래 남는다. 꽤나 클래식한 나파 카베르네 쇼비뇽 중 하나기 때문에, 연말 만찬에 큼직한 립아이나 토마호크 스테이크에 곁들이기 가장 안성맞춤인 와인.

 

가격:99달러95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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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글로 율렌로크 피노 느와

Belle Glos Eulenloch Pinot Noir

 

이 와인 역시 나파 밸리의 피노 느와로, 나파의 최남단인 카르네로 지역 포도밭에서 생산되는 데, 벨 글로 와이너리는 피노 느와를 볼드하고 풍성하게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기존의 산도가 있는 전통적인 피노 느와의 이미지를 깔끔히 지워버리고, 나파의 긴 햇살을 바탕으로 농축된 자두잼같은 녹진한 과실향이 깊은 오크 숙성과 맞물려, 초콜릿, 체리 쉬폰 케잌과 함께 심지어는 스파이스와 페퍼리함까지 갖추고 있다. 위의 크룩이 전통적인 화려함을 자랑한다면, 이 쪽은 직선적인 정장을 차려입은 모던한 화려함을 표현하고 있다. 오리 고기와 같은 조류 육류와 함꼐 한다면, 페어링이 가장 빛날 것으로 생각된다.

 

가격:59달러95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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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타렐리 발폴리첼라 클라시코 슈페리오레

Quintarelli Valpolicella Classico Superiore

 

이 와인은 아마로네 와인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베네토 지방의 것으로, 쥐세페 퀸테렐리는 아마로네의 아버지라고 불릴 정도로 유명한 양조자였으며, 지금까지도 베네토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아 명주를 빚어내고 있다. 물론 가장 상위의 아마로네가 제일 유명하긴 하지만, 퀸타렐리 수준의 와이너리의 경우, 그 밑의 엔트리 단계인 발폴리첼라 클라시코만 해도 위대한 수준을 자랑한다. 베네토의 습한 기후로 인해, 이 지역은 포도를 말려서 양조하는 기법이 발전했고, 그에 따라 와인의 응집감이 여느 곳보다도 강렬한 편이다. 으깨놓은 블랙베리 처럼 강렬히 다가오는 검은과실, 그랑-마니에 같은 리큐어를 마시는 것 같은 녹진한 향, 엷은 흙내음과 스파이스 등 모든 향이 압도적으로 다가오는 편이지만, 입안에서는 생각보다 부드럽게 풀어지는 것이, 마치 편한 소파에 푹 들어가는 느낌이다. 연말 디너로, 구운 고기보다는 찐 육류를 생각한다면 (오쏘 부코나 갈비찜같은), 이 와인이 음식을 한층 더 발전시킬 것이라 본다.

 

가격:124달러95센트

 

물론 이 외에도 좋은 와인들이 많이 있으며, 이것은 필자의 개인적인 취향이 꽤나 반영되었고, 또한 그 중에서도 좀 더 호화로우면서도 풍성한 스타일의 몇 가지를 고른 것이다. 이 힘든 한해를 마무리 지으며 맛있는 음식과 와인이 부디 위로가 되길 모두에게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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