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달콤한 매력, 포트 와인과 그 역사에 관해서

주정강화와인인 포트의 출발점과 그 종류를 소개해 본다.

샴페인과 더불어 영국이 엮여 있는 재밋는 와인 이야기를 하나 꼽자면, 바로 '주정강화와인 (Forified Wine)' 중 하나인 '포트 (Port)' 일 것이다.

이름에서 직관적으로 유추할 수 있듯, 포트는 포르투칼의 와인으로 포르투칼의 북서부인 듀오로 계곡 (Duoro Valley)에서 그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물론, 포트이름의 정확한 유래는 듀오로 강 하구의 항구인 오포르투 (Oporto)에서 와인이 선적됨에서 온 것이다.) 왜 포르투칼 와인에 영국이 엮였는고 하니, 그것은 중세에서 18세기 말에 이르기까지의 복잡한 영국-프랑스 관계덕분이다. 현재까지도 자타공인 와인의 종주국인 프랑스는 그 당시에도 영국 와인소비의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었다. 백년전쟁의 여파가 지나간 이후 두 국가의 관계가 냉랭해 지며 영국의 대프랑스 와인 수입은 오랜기간 차질을 빚었고, 17세기 말 윌리엄 3세에 의한 프랑스 와인에 추가 조세정책이 이루어지며, 상인들은 대체 수입지역을 더욱 적극적으로 찾아나설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런던에서 그 다음으로 가까운 해안인 포르투칼 북서 해안이 낙점된 것이다. 결정적으로 18세기 초, 스페인 왕위계승 전쟁의 여파로, 영국과 포르루칼간에 메투엔 조약이 맺어지며, 양국간의 관세 또한 완화 되었기 때문에, 제대로 무역길이 트였고 포트 와인이 이름을 알릴 수 있는 물꼬를 트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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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서 포트까지

사진 출처: maps.google.ca

 

물론, 마법봉을 휘둘러 포트 와인이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다. 아직 산업혁명 이전 시대인지라, 해상운송은 여전히 느릿한 범선으로 이루어질 수 밖에 없었고, 수 주간의 험한뱃길과 불안정한 기후 조건아래 와인의 대다수는 변질되어 버리는 안타까운 사태가 벌어졌다. 영국 상인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심에 빠졌으나,  알코올 도수가 높은 브랜디를 첨가 (주정강화) 하여, 발효과정을 중지시키면 변질을 막을 수 있는 것을 알아내었으니 이것이 바로 포트와인의 출발이다. 포트는 당분이 알코올로 발효되는 중간에 브랜디를 첨가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단 맛을 내며, 대부분의 경우 디저트 와인으로서 받아들여진다. 브랜디로 이미 알콜도수가 20도로 높아진 상황에서 강한 단맛을 낼 정도면, 상당량의 당분이 남는 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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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 플레드게이트의 타니 포트 모음 

사진 출처: Natalie Maclean Wine: https://www.nataliemaclean.com/wine-reviews/taylor-fladgate-century-of-port-collection/222667

 

시장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포트의 종류1)화이트 (White), 2)루비 (Ruby), 3)타니 (Tawny), 4)레이트 바틀드 빈티지 (Late Bottled Vintage), 그리고 5)빈티지 (Vintage)를 볼 수 있다.

1) 화이트 포트는 말 그대로 화이트 와인의 품종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흑포도 중심의 대부분의 포트는 다이제스티프 (digestif)로 마시는데 반해, 화이트는 비교적 가벼운 바디감으로 아페리티프 (Apertif)로 마시는 것이 일반적이다.

2) 루비 포트는 가장 많이 생산되는 형태로, 쥬스를 짜내고 콘크리트나 스테인레스 통에서 산화과정을 즉시 막은 후 바틀 되기 때문에, 과실향이 극대화되는 편이다.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포트의 형태가 3)타니와 4) 레이트 바틀드 빈티지로, 이는 오크통에서 몇 년간의 숙성을 거치게 된다.

3) 타니는 숙성기간에 따라 (10년, 20년, 30년 등) 보관되어, 최종적으로 여러가지 빈티지가 블렌딩 되어 지며 만들어지며, 산화과정에 의해 색깔이 아름다운 벽돌 색깔로 변모하게 되는 게 특징이다.

4) 레이트 바틀드 빈티지는 특정 빈티지가 오크통에서 3-4년 후의 테이스팅으로 생산자의 타겟에 맞는 프로파일이 만들어지면 병입해서 출하하게 된다.

5) 빈티지 포트는 가장 고급품으로 여기진다. 생산연도가 특히나 풍작일 때 와이너리에서 선언할 수 있으며, 따로 선별되어 최대 2년반에 이르는 오크통 숙성이 후 병입된다. 빈티지 포트의 경우 풍작 자체의 고품질을 극대화하기 위해 비교적 빨리 병입되기 때문에, 병입 후 오랜 숙성기간이 요해지는 것이 특징 (일반적으로 10-40년, 100년도 거뜬히 버틸 수 있다.). 이는 높은 당도와 알코올 덕분으로, 그만큼 숙성과정이 매우 느리기 진행되기 때문이다. 숙성이 잘 된 포트들은 잼 같은면서도 진한 과실향과 오크에서 오는 너티함, 혀 끝에 느껴지는 달콤함이 복합적으로 다가오며, 식후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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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라포스의 빈티지 포트

 

요즘은 초창기 시절의 붐처럼 포트가 인기 있지 않은 것이 안타깝지만, 여전히 상당수의 포트는 고급 와인 대접을 받으며, 사람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아직 추운 겨울을 지나가려면 2달 정도를 더 견뎌야 할 1월 말, 몸을 따뜻하게 할만한 달콤한 포트와 디저트를 함께 하는 것을 한 번 추천해 본다.

 

추신: 위의 라벨들을 보면, 아마 영어를 하거나 유럽어에 조금이라도 친분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든 생산자의 이름이 포르투칼식 로망스어족이 아닌, 지극히 영국적이라는 것을 느꼇을 것이다. 대형 포트 하우스들은 모두 영국계가 기반으로, 영국 상인들이 이게 잘 팔린다는 사실을 깨달은 후에는 단순히 유통에 그치지 않고 포르투칼에 직접 와인 사업을 벌였기 때문이다. 물론, 다들 이미 몇세기에 걸친 유서깊은 하우스들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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