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인 캐나다 재활용 시스템의 현실
우리가 버리는 단 9%만이 실제로 재활용되고 있다는 불편한 진실
지금 주위를 한번 둘러보자. 눈에 보이는 일회용 플라스틱이 몇 개나 보이는가. 그중 일회용 빨대, 수저, 쇼핑백 등 단 몇 초의 사용을 위해 우리가 집어온 것들부터 흔히 과일이 담겨 있는 조개 모양의 플라스틱 컨테이너, 떠먹는 요구르트가 담겨 있는 플라스틱 용기, 음료나 생수가 담겨 있는 플라스틱병 등 아마 눈 크게 뜨고 보면 생각보다 많은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가 주변에 있다.
불과 지난 몇 년 전까지 북미에서 생산되는 많은 양의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중국에 수출됐다. 우리 일상의 대부분 상품은 중국에서 만들어 진다. 중국에서 수입해 오는 컨테이너를 비운 후, 빈 컨테이너를 중국으로 돌려보내는 대신, 캐나다 또는 미국에서 발생한 재활용 쓰레기를 채워 다시 중국에 돌려보낸다. 북미에서 우리가 만들어낸 재활용 쓰레기는 중국에서 과정을 거쳐 다시 폴리에스터 등 패션 용품의 원재료로 변신하거나, 업사이클 되어 새로 태어나는 과정을 거친다.
우리가 간과하는 부분은 우리가 '블루빈 (Blue Bin, 재활용 통)'에 버리는 모든 플라스틱, 금속, 종이 등이 모두 재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단 9% 만이 재활용 된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플라스틱에도 여러 가지가 종류가 있는데 그중 플라스틱 #1 PETE, #2 HDPE, #5 PP 만이 curve side 재활용이 되며, 나머지 플라스틱들은 아예 재활용되지 않거나 지정된 곳으로 가지고 가야 수거가 된다.
개개인이 일상에서 분리수거를 100% 하지도 않을뿐더러, 이동과정, 분리 과정에서 너무 무게가 너무 가볍거나 크기가 작아 (예: 플라스틱 빨대) 수거 과정에서 제대로 수거되지 않거나, 앞서 말한 재활용이 되지 않는 종류는 결국 소각하거나 그대로 땅속에 묻힌다. 불에 태우는 과정에서 환경 호르몬 등 유해한 물질들이 공기 중에 방출되며, 땅속에 그대로 묻힐 경우 미세 플라스틱으로 분해야 되기까지 짧게는 200년에서 길게는 400년 이상이 걸린다. 이 미세 플라스틱은 토양에 남거나 물에 흘러들어 우리가 마시는 식수는 물론 바다 생물의 생명을 위협한다. 또한 바다 생물을 식용하는 사람의 몸에도 차곡차곡 쌓이게 된다.
2017년 말부터 중국은 너무 불어난 쓰레기양에 세계 각국으로부터의 쓰레기 수입을 대폭 줄였으며,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다른 동남아권 나라들도 자국의 심각한 환경오염으로 인해 대부분 수입을 멈춘 상태이다. 중국은 2020년까지 쓰레기 수입을 100% 전면 금지 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본래 쓰레기를 수출하고 수익을 내던 쓰레기 재활용 사업은 이제 나라 차원에서 돈을 내고 처리 해야 하는 적자 사업이 되었다. 이 상태로 지속되면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국민들에게 세금을 더 부과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쓰레기 수거와 소각은 각 주 (Province) 혹은 시(City or Town)에서 각자 전담하고 있어 처리 관련 법안과 방법이 각기 다르다. 토론토에서 일반 쓰레기, 재활용품, 음식쓰레기를 구분 지어 분리수거 하던 글쓴이는 같은 주이지만 다른 도시로 이사 오며 음식쓰레기를 따로 분리수거 하지 않는 이 도시의 규칙에 상당히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참고로 물기를 잔뜩 머금은 음식 쓰레기가 토양에서 분해되는 과정에서 해로운 메탄가스를 생산하는데 이는 이산화탄소보다 21배 더 독한 것이라고 한다.
중국과 동남아시아아국들의 새로운 입장 덕분에 캐나다, 미국과 같은 엄청난 양의 쓰레기 생산국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제 넘쳐나는 쓰레기들을 도대체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British Columbia 주에서만 시범적으로 실행하고 있는 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 (EPR) 프로그램이 방안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일회용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기업들, 즉 일회용 포장지를 사용하는 기업들이 사후 처리에 직접 자본을 투자하고 처리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130여 개의 기업이 자본을 한데 모아 Recycle BC이라는 비영리 단체로 묶여 있다. 이들의 자본으로 수거, 처리, 재활용하는 모든 과정을 BC 주에서 실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기업들이 일회용 포장지 사용을 자제하고, 일회용 포장지를 사용해야 한다면 꼭 재활용 가능한 재료를 사용하게끔 장려하게 되었다. 궁극적으로 토양에서 썩지 않는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목표이며 EPR 프로그램 덕분에 BC 주는 좋은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
예를 들면 소비자 입장에서 플라스틱 용기에 들어 있는 달걀을 종이 컨테이너에 들어 있는 달걀보다 더 비싼 값에 구매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이 EPR 프로그램은 기업들에 책임감을 물고, 소비자에게 또한 가격 인상에 따른 친환경적 선택의 옵션을 주는 셈이다. 순환 경제 (Circular economy)에 꼭 필요한 모두가 참여하고 책임감을 가지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BC 주의 성공사례를 함께 실현하고자 온타리오주 등 캐나다의 다른 주에서도 EPR 시스템을 확립하기 위해 로비 중이다. 단, EPR 시스템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는 걸 기억하자. 실제로 유럽국가들에서는 이 시스템이 이미 20여 년 전부터 실행됐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시지 않는 환경오염의 문제로 결국 일회용 빨대, 쇼핑백 등을 완전하게 금지하는 법률을 통과시켰다.
앞으로 우리가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시간은 불과 10년도 남지 않았다. 이 시간을 넘기면 더는 돌아올 수 없다. 우리 아이들이 마시는 공기, 물은 독소로 가득하며, 토양은 영양분 없는 식자재들을 키워내거나, 또는 아예 황폐화 되어 경작이 불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안타깝게도 많은 이들은 이미 익숙해진 것에 안주하고 싶어 하며 변화를 두려워한다. 전체적인 시스템의 변화는 분명 많은 시간이 걸리기에 하루빨리 시작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한 지금이다. 우리가 선진국이라 생각하며 사는 이 캐나다도 불과 얼마 전까지는 쓰레기를 제3국에 버리는 국가에 불과했다. 정말 선진국이 되려면 이 기본적인 것 정도는 올바른 시민의식으로 변화 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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