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 화이트 와인 조명의 마지막 5부

이제까지 다뤄보지 않은 비교적 마이너한 품종들

토론토에 흔치않은 비 세례가 쏟아짐에 따라 마치 한국의 장마와도 같은 고온다습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여름에 맞춰, 독자들이 시원하게 마실 수 있는 화이트 와인의 메이저 품종들을 4편에 걸쳐 알아보았는데, 이번에는 다른 마이너한 품종과 지역을 마지막으로 다뤄볼까 한다. 당연한 얘기일지도 모르지만, 화이트 와인 품종은 소개된 것보다 더욱 무궁무진 하다. 특히나 구세계에서는 많은 품종이 산재하고 블렌딩되는데,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원산지 표기법에 따라 품종보다는 '지역색'을 나타내는 와인으로 정리되기 때문에, 구세계 와인에 입문하시는 분들의 경우는 종종 선택의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그런 어려움에 도움을 드리고자, 몇가지 생소할 수 있는 품종을 소개한다.

 

쉐닌 블랑 (Chenin Blanc)

사실 재배되는 양으로 따지면, 쉐닌 블랑이 이제까지 소개된 어떤 품종보다도 가장 많을지 모른다. 높은 산도와 무난한 캐릭터로, 여러 와인의 블렌딩 파트너로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루아르 밸리가 고향인 이 품종은 루아르 밸리 소속 지역인 부브레이 (Vouvray)로서 많이 접할 수 있지만, 품종명이 적힌 라벨을 보는 것은 남아공 와인에서나 간간히 볼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소비자가, 쉐닌 블랑이라는 이름에는 익숙치가 않다. 게다가 쇼비뇽 블랑이나 피노 그리지오의 화려한 과실향에 익숙하다면, 쉐닌 블랑의 잔잔한 배 향이나, 들꽃같은 느낌은 임팩트가 얕을 수 있어, 비교저거 덜 주목을 받게되는 면도 있다. 하지만 무난한 스타일 덕에, 스파클링와인부터 남아공에서는 샤도네에서 주로 활용되는 젖산발효와 오크숙성을 이용해 바디감 넘치는 와인까지, 여러가지 스펙트럼의 와인이 생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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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 스텔렌보쉬 지역에서 생산된 쉐닌 블랑. 데 모르겐존은 보다 긴 오크 숙성으로 고급스럽고 높은 바디감을 자랑한다.

 

비오니에 (Viognier)

프랑스 론 지방에서 랑그독-루시옹에서 많이 쓰이는 화이트 품종으로, 부드러운 유질과 마치 잘익은 허니듀를 먹는 듯한 바디감이 일품이다. 구세계에서는 단독으로 쓰이는 경우는 드물고, 샤도네, 그로나슈 블랑, 카리냥 블랑 등과 함께 블렌딩 되어, 데일리로 마시는 코트 듀 론 블랑 부터 고급 화이트의 콩드리외까지 여러 스타일이 나온다. 잘 만들어진 비오니에는 귤, 망고 같은 과실향에, 생강같은 독특한 풍미를 뿜기도 한다. 신세계에서도 나름 여럿 볼 수 있으며, 캘리포니아나 나이아가라에서 단독으로 많이 나오는 편이다. 호주에서는 독특하게도 레드 쉬라즈 와인의 풍미나 산도를 향상시키기 위해서 소량 블렌딩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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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니에 품종을 메인으로 만든 프랑스, 론 밸리 지방의 콩드리외 (Condreieu) - 왼쪽

 

게뷔르츠르트라미네 (Gewürztraminer)

어려운 이름 때문인지, 생각보다 인지도가 낮은 품종. 하지만, 와인의 아로마로 따지면, 이 게뷔르츠만큼 화려한 것이 없다. 이 품종의 포텐셜을 완전히 이끌어내게 되면, 라베더와 꽃향기가 넘쳐나게 되는데, 어찌나 강렬한지 마치 세제를 섞었나 하는 의심마저 들게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그런 아로마를 충분히 잘 살려내려면, 수확 시기를 정확히 판단해야 하는 까다로운 품종이라, 유명한 게뷔르츠들은 주로 프랑스 알자스 지역이나, 독일 일부지역에서 한정적으로 나온다. 나이아가라도 꽤 양질의 게뷔르츠를 생산하니, 토론토 와인 드링커라면 참고할만하다.

 

코르테제 (Cortese)

이 품종을 라벨에서 보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이탈리 서북부 피에데몬트, 가비의 토착 품종으로, DOC 가비 델 가비 (Gavi del Gavi)의 이름으로 만나볼 수 있다. 간단히 표현하자면, 샤도네의 골든 애플향과 피노 그리지오의 시트러스한 동시에 갖고 있으면서, 라이트 바디로 어필하는 독특한 와인이다. 여러 종류의 햄-소시지가 포함되어 있는 안티페스토에 마시기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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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데몬트의 유명 와이너리인 폰타나프레다에서 양조한 가비 델 가비 - 코르테제 와인 

이미지 출처: Taub Family Selections <https://www.taubfamilyselections.com/producers/fontanafredda/gavi-del-comune-di-gavi-docg>

 

트레비아노 (Trebbiano)

이탈리아에서는 레드의 몬테풀치아노와 함께 마치 잡초와도 같이 이태리 전역에서 자라나는 품종이다. 하지만, 코르테제와 같이 라벨에서 품종을 볼일은 거의 없다. 토스카나, 베네토에서 나오는 와인들에서 널리 블렌딩 되며, 대체적으로 가벼운 복숭아, 그린애플향 그리고 적당한 산도로, 여름 와인으로 적당한 수준이다. 이렇다할만한 인상은 없는 게 흠.

 

무스캣 (Muscat / Moscato)

무스캣은 루아르에서 보르도, 소테른에 이르기까지 여러 화이트 와인에 블렌딩되며, 주로 달콤한 디저트 와인으로 만들어진다. 프랑스명인 무스캣보다는 이태리식 이름인 모스카토로 더욱 유명하며, 이태리 북부 모스카토는 특히나, 라이트 바디와 잘익은 살구를 베어먹는 듯한 매력으로 대중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다. 주의할 점이 있는데, 많은 소비자가 루아르의 지역 중 하나인 무스카뎃 (Muscadet)과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무스카뎃은 멜롱 드 부르고뉴 (Melon de Bourgogne)라는 품종으로 드라이 화이트를 만든다.

 

이외에도 유럽 각지의 섭-에펠레이션 (Sub-applleation)에 포함된 마이너한 품종들은 수없이 많지만, 그것들을 일일히 열거하기란 불가능 하다. 여기에 소개된 품종들은 LCBO에서 비교적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나머지 품종들로서, 와인을 구매하는데 부디 도움이 되길 바라며, 독자분들이 시원한 화이트로 이 알 수 없는 여름 날씨를 즐겁게 헤쳐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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