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등교를 위해 3살 아이가 힘들게 받은 PCR 테스트 후기 (2021)
어린이집에 등교시키기 위해 힘들게 PCR 테스트를 받았다
2021년 연말은 글쓴이 가족에게 좋게 기억되지 않았다. 올해 한 번도 토론토를 벗어나지 못했기에 아내와 아이들과 몬트리올로 짧게 여행을 다녀오려고 계획을 세웠으나, 오미크론의 영향으로 퀘벡이 State of Emergency가 되면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첫째 아이가 감기 증상이 있어서 크리스마스 전 일주일 동안 어린이집(preschool)에 가지 못했다. 물론 어린이집 비용은 이미 다 지불한 상황이라 가슴이 더 아팠다.
‘이 기회에 푹 쉬자’ 라고 생각한 것도 잠시, 아이가 다시 등교하기 위해서는 PCR 테스트에서 음성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침대에 누워 유튜브 보려다 미리 예약하라는 아내의 말씀에 벌떡 일어나 검색을 시작했다. 아이가 있는 주변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drive thru로 검사를 하기도 했고, 당일 예약도 가능했었다고 했다. 하지만 타이밍이 안 좋았을까, 바로 이때가 오미크론이 엄청난 속도로 확산하고 있을 때이기도 했고, 크리스마스 전이라 예약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다 (현재는 PCR 테스트를 할 수 없으니 그나마 다행이라 마음을 다져보지만). 웹사이트에서 refresh만 수십번째, 다행히 그나마 집 근처에 있는 병원에서 예약할 수 있었다. PCR 테스트 전 며칠 동안 아이가 고열과 콧물에 고생했다. PCR이고 뭐고 일단 아이가 다 낫기를 바라는 어미 새와 이러다 PCR에서 양성 나오면 온 가족과 더불어 주변 사람들 또한 고생이라는 아비 새의 마음이 교차했다. 다행히 아이의 상태는 호전됐고 이 정도면 충분히 음성이 나올 것 같은 희망이 보였다.
예약 날, 가족과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 백신 맞을 때를 생각해서 ‘10분 전에 도착하면 바로 건물로 들어가서 맞고 오겠지.’라는 정말 캐나다 의료 시스템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실수를 범했다. 심지어 학생 때 병원에서 자원봉사 한 경험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이런 순진무구한 생각을 하다니 실로 자신이 한심했다. 병원 건물 (실제로는 PCR 테스트하는 건물)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길게 줄 서 있었다. 예약 없이 Walk-In이겠지 했는데 웬걸, 모두 예약한 사람들이었다. 예약 시간에 상관없이 일단 밖에서 줄을 서야 했다. 당시 영하 3도의 추운 날이었는데 이러다 감기에 더 많이 걸리겠다 싶었다. 검사를 받고 나오는 사람에게 혹시 얼마나 기다렸냐고 물으니까 2시간 정도 걸렸다고 했다. 다행이었던 건 마감 시간이 다가와 2시간이 아닌 한 시간을 추위에 떨어야 했다. 한 시간이라도 아내와 아이가 따뜻하게 차 안에서 기다릴 수 있게 글쓴이는 돈 안 받는 줄서기 알바를 잠시 했다.
아직 입구 근처도 못왔다. 여기서 부터 45분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는 30분 정도 기다려 PCR 테스트를 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예약 시간보다 1시간 30분 후에 검사받음). 아직 3살인 아이의 코에 검사 막대를 넣는 것이 상상만으로도 힘들었다. 아이는 순간의 고통을 잘 참은 대가로 사탕을 받았고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해 보였다. 테스트 결과는 온라인으로 확인할수 있고, 24시간 정도 걸린다고 주변 사람들이 이야기했으나 역시 방심은 금물이었다. 크리스마스 연휴가 있어서인지 3일 정도 걸렸고 다행히 음성이 나왔다. 안도의 한숨을 쉬며 저녁으로 아내가 좋아하는 고기를 먹었다.
성인도 힘든 PCR 테스트
PCR 테스트 음성을 받은 후 새해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등교시킨 첫날, 콧물이 난다며 아이를 픽업하라는 전화를 받았다. 테스트와 결과를 받기 위해 무려 3주 이상을 맘고생 했는데 불과 몇 시간 만에 다시 물거품이 된 것 같았다. 이제 PCR 테스트를 할 수 없는데 (2022년 1월 현재, PCR 테스트는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고 가능하지 않다) 어떻게 해야 하냐고 어린이집에 물어보니 최소 5일간 자가격리를 하면서 증상을 체크해야 한다고 했다 (기존에는 10일이었는데 주 정부의 지침으로 인해 바뀌었다.) 5일 자가격리후 다행히 아이는 더 이상 콧물이 나지 않아 건강히 어린이집에 갈 수 있었다. 아이에게 남자가 어린이집에서 흘리지 말아야 할 건 눈물이 아니라 사실 콧물이라고 자세히 설명해줬다.
아이들을 위한 스크리닝 정보
자료 출처: https://www.toronto.ca/wp-content/uploads/2021/06/994c-Screening-Questionnaire-Child-Care-Day-Camp-School.pdf
티고 독자 중 어린이집에 보내는 아이를 둔 부모가 계신다면 이 글이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아이들이 건강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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